2012년 01월 27일
주인 린과 늑대 아쳐
말 그대로 '주종' 관계.
마스터- 서번트는 주종이라고 보기에는 솔직히 애매하다. 그런 것이 아쉬워 늑대인간 아쳐를 린이 주워서 주인이 됐다는 설정을 짜봤다. 아쳐 성격이 좀 더 무난하게 바뀐 건 과거가 좀 다르고 + 늑대여서 린을 주인으로 인정하기 떄문.
엠퓨가 그림을 스스스슥 연성해서 너무 좋아서 말춤추면서 맞추서 조각글을 써봤다.
그림 : 엠퓨 http://empew.com/ 입니당.
"꺅! 뭐, 뭐 하는 거야?!"
그건 싫다는 아쳐를 굳이 늑대의 모양으로 린이 목욕을 시켜준 후의 일이었다.

린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아쳐를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게 한 후 수건으로 머리를 닦아줬다. 이럴 때면 그가 자신에게 몸을 맡겨- 그녀를 신뢰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동시에 스스로의 모습이 굉장히 '주인' 같다는 생각에 기뻤다. 린은 아직도 처음, 그를 주울 때의 메마른 눈빛을 확실히 기억했다.
하지만 역시 늑대는 개과다. 누군가가 씻기는 건 아무리 충성을 맹세한 주인이라도 싫은지 목욕 때는 언제나 퉁명스럽다. 특히 이런 수건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털의 물기를 흔들어 털어버리면 될 것을.
굳이 수건으로 그의 머리를 닦는 린의 손목을 낚아챘지만 린 또한 아랑곳하지 않고 잔소리를 하며 수건으로 그의 머리를 훔쳤다.
"정말 쓸데없는 짓이군, 린."
"시끄러."
--- 솔직히 고백한다. 단순히 불편하다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그저 수건으로 자신의 머리를 터는 행동을 그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종알거리는 소녀의- 주인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작고 부드러운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너무나도 부드러워서.
그래서 그는 그녀의 허리를 낚아챘던 것 같다.

그녀의 몸에 깊게 머리를 묻고는 아까부터 그를 괴롭혔던 주인의 체취를, 깊게 들이마셨다. 미친듯이 향기로운 냄세가 그의 머리를 어지럽힌다.
"꺅, 아, 아쳐!"
나머지 물기를 소녀의 몸에 문질러 닦으면서 그는 그녀의 허리를 그대로 베어물고 싶다고 생각했다. 버둥거리는 그녀의 몸을 휘감는다.
두근거리 울리는 심장 박동. 하얀 피부 뒤에서 뛰고 있는 맥박. 팔 하나에 모두 들어오는 그녀의- 허리.
그 누가 이 소녀만큼 생생하게, 그에게 다가올 수 있을까. 그는 순간 이 옷을 찢어버리고 그 하얀 살결을 느끼고 싶다고 생각했다. 분명 그 감촉은 그 무엇보다도 부드럽고 매끄럽겠지.
그 생각이 주인을 모욕하는 일임을 알기에 더욱 그녀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혹여나, 이 생각이 들키면 그는 그녀의 곁에서 추방당하리라.
그리하면 음심이 들키지 않을거라고 믿는 듯, 남자는 깊이 그녀의 품에서 냄세를 맡으며 소녀의 몸에 비벼서 물기를 닦았다. 오로지, 자신의 욕심은 그것밖에 없었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바둥거리는 소녀의 몸을, 더욱, 움직일 수 없도록 속박하며.
"이 바보 개! 다 젖잖아!"
소녀는 얼굴을 붉히면서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움직였지만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간신히 그가 그녀를 놔줬을 때 그녀의 옷은 거진 다 젖어있는 채였다.
"아, 진짜. 이게 뭐야."
어차피 그를 목욕시킬 때 꽤 젖은 옷이었지만 이건 정말 흠뻑 젖었다. 아쳐는 조금 미안한 표정을 하고 드물게도 얌전히 무릎을 꿇었다. 그걸 보니 화날 생각도 나지 않는다.
"으, 다음에도 또 이러면 용서 안할 거야?"
"-감기 걸리기 전에 빨리 갈아입어라."
"누구 탓인데!"
"그러니 애초에 내 목욕을 시키지 않으면 되는 일이지 않나."
태연한 척 응수하면서도 아쳐는 깊이 안도했다.
그래, 소녀는 모른다. 알지 못한다. 단순히 옷이 젖은 것만으로도 화를 낼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네가 내 목욕을 시킬 필요는 없다. 불필요한 일이다."
"시끄러! 내가 내 개를 씻긴다는데! 그런게 어딨어!?“
……정말로, 불필요한 일이다. 이상한 기대를 가진다. 있어서는 안될 감정을 품는다.
네가, 쓰담는 손길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넌, 알까.
씩씩거리는 소녀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그것을 숨기기 위해 아쳐는 비뚜름하게 웃었다.
"아아, 그래. 뜻대로,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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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이글루에는 연성 안 올리는 걸로 하고 있는데 이건 가져와야겠음. 퓨 그림이 예뻐서 살 수가 없다. 시름시름
# by | 2012/01/27 12:16 | 글 잡담 | 트랙백 | 덧글(4)






